2022년5월7일(토) - 8일(일) 칠곡 숲캉스투어
팔순 어머니와 함께 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 여행다움 여행에 세 번째 예약을 했다. 맑은 공기 마시며 숨만 자유롭게 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는 게 covid 시대 여행. 칠곡 숲캉스 투어도 그랬다.
어릴 때부터 나물 캐기를 좋아하셨다는 어머니는 동명지수변공원에서도 쑥 뜯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나는 햇볕 아래 쭈그려 앉은 엄마가 안쓰러워 그늘로 모시고 가, 그냥 물 구경만 하라고 말씀드렸다. 토끼풀꽃으로 팔지 두 개 만들어 서로 묶어주고, 함께 사진을 찍고, 하염없이 물을 바라다보는 게 좋았다.
한티순교 억새마을에서도 평상에 누워 나무를 올려다보며 오수를 즐겼다.
칠곡숲체원 숙소에 들어서자 나무 향기가 코를 스치고, 이부자리에서도 냄새가 나지 않아 안심했다.
아침 7시부터 엄마랑 다누리 데크 길을 걸어내려 갔는데, 엄마가 딸 덕분에 호강한다며 노래도 부르고, 팔도 휘두르고, 어제의 피곤을 씻은 듯해 안심했다. 체험 시간에도 호수가 벤치에 누워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엄마가 할미꽃을 보더니 “뒷동산에 할미꽃...”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셨다. 내가 알던 노래 가사와 달라 엄마의 노래를 두어 번 따라 부르며 외웠다. 뭘 더 보고 체험하고 그런 것보다, 이런 순간들이 나와 엄마를 더 편안하게, 여행다운 여행 시간을 만들어준다.
엄마가 걸으실 수 있는 한, 엄마가 가고 싶다고 하는 한, 한 달 에 두 세 번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여행다움이 계속 좋은 상품을 마련해주길 바라며, 특히 충청권 숙박 여행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1박 여행으로 경상도나 전라도까지 갔다 오는 건 길거리에 버리는 시간이 많아 아쉽기 때문이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바닷가 호텔 예약을 마쳤다. 엄마가 “수영을 못하는 데 어쩌냐.”고 걱정하신다. 지금은 5월, 봄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아, 그렇구나!” 하신다. 귀여운 나의 엄마.